단백질 분해 표적 키메라(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
차세대 Senolytics를 위한 정밀 단백질 분해(Precision Protein Degradation for Next-Generation Senolytics)
Senolytics의 역사는 노화세포가 살아남기 위해 의존하는 생존경로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BCL-2와 BCL-XL 같은 항세포사멸 단백질(anti-apoptotic protein), PI3K/AKT와 같은 생존 신호가 그 대표적인 표적이다. Navitoclax는 그 가운데 BCL-2 계열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Nunkoo 2024; Fan 2026).
하지만 강력한 효과에는 대가가 따랐다. Navitoclax가 표적으로 삼는 BCL-XL은 노화세포뿐 아니라 정상적인 혈소판의 생존에도 중요하다. BCL-XL을 억제하면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지만 혈소판도 함께 감소할 수 있다. Senolytics가 실제 치료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화세포를 얼마나 잘 제거하는가와 함께 정상세포를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남았다 (He 2020).
PROTAC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한다. 같은 BCL-XL을 표적으로 삼으면서도 접근 방식은 다르다. 단백질의 기능을 계속 막아두는 대신, 세포가 원래 가지고 있는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해 표적 단백질 자체를 제거한다.
PROTAC은 단백질을 어떻게 없애는가
표적 단백질 분해 유도체(PROTAC, Proteolysis-Targeting Chimera)는 두 종류의 분자를 하나의 연결고리(linker)로 이어 만든 이중기능성 분자다. 한쪽은 제거하려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고, 다른 한쪽은 세포의 E3 유비퀴틴 연결효소(E3 ubiquitin ligase)에 결합한다. PROTAC이 두 단백질을 가까이 붙여주면 E3 유비퀴틴 연결효소가 표적 단백질에 유비퀴틴(ubiquitin)이라는 표지를 붙이고, 이 표지가 붙은 단백질은 프로테아좀(proteasome)으로 이동해 분해된다 (Fan 2026).
세포에는 원래 오래되거나 손상된 단백질을 골라 제거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biquitin-proteasome system)이 존재한다. PROTAC은 새로운 분해 장치를 세포 안에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 시스템에 특정 단백질을 데려다주는 역할을 한다 (Fan 2026).
전통적인 억제제(inhibitor)와의 차이도 여기에서 생긴다. 억제제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여 그 기능을 차단한다. 반면 PROTAC은 표적 단백질을 분해 과정으로 보낸다. 하나의 PROTAC 분자가 표적 단백질을 분해시킨 뒤 다시 다른 표적 단백질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단백질의 기능을 계속 점유하여 막는 방식과는 다른 약리학적 특성을 가진다 (Fan 2026).
표적을 막는 것에서, 표적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PROTAC이 다음 세대 Senolytics의 한 전략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Navitoclax에서 PZ15227로
PROTAC 기반 senolytic의 중요한 출발점은 2020년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He 등의 연구다. 연구진은 이미 강력한 senolytic으로 알려져 있던 Navitoclax를 새로운 약물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He 2020).
Navitoclax는 BCL-2와 BCL-XL을 억제한다. 특히 여러 종류의 노화세포가 생존을 위해 BCL-XL에 의존하기 때문에 강력한 senolytic activity를 보이지만, 혈소판 역시 BCL-XL에 크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BCL-XL 억제에 따른 혈소판감소증은 Navitoclax를 senolytic으로 활용하는 데 중요한 한계가 되어왔다 (He 2020).
연구진은 Navitoclax에서 유래한 BCL-XL 결합 부위에 세레블론(CRBN, cereblon)이라는 E3 유비퀴틴 연결효소를 끌어오는 구조를 연결하여 PZ15227(PZ)이라는 BCL-XL PROTAC을 만들었다. PZ15227이 BCL-XL과 CRBN을 가까이 만나게 하면 BCL-XL에 유비퀴틴이 붙고, 이어 프로테아좀에서 분해된다 (He 2020).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생물학적 차이가 이용되었다. 혈소판에서는 CRBN과 이에 관련된 단백질 분해 체계가 충분히 발현되지 않는다. 따라서 PZ15227은 노화세포에서는 BCL-XL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면서 혈소판에서는 같은 작용을 상대적으로 덜 일으킬 수 있었다 (He 2020).
실험에서 PZ15227은 Navitoclax와 비슷하거나 더 강한 senolytic activity를 보이면서 혈소판에 대한 독성은 감소했다. 자연적으로 노화한 생쥐에서도 노화세포를 줄이고 조직의 줄기세포와 전구세포(stem/progenitor cell) 기능을 개선하면서 심한 혈소판감소증을 일으키지 않았다 (He 2020).
PROTAC 기반 senolytic의 첫 번째 의미는 여기에서 드러난다. 무엇을 표적으로 삼을 것인가뿐 아니라, 어느 세포에서 그 표적을 제거할 것인가까지 약물 설계에 포함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PZ15227에서 753b로
2025년 Nature Aging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전략이 한 단계 더 확장되었다. 연구진은 753b라는 BCL-XL/BCL-2 PROTAC을 자연노화 생쥐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모델에서 연구했다 (Yang 2025).
753b는 시험관에서 여러 종류의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senolytic activity를 보였다. 그러나 더 흥미로운 결과는 생체 안에서 나타났다. 753b는 투여 후 간과 비장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했고, 자연노화 생쥐에서 이들 조직의 노화세포 부담을 감소시켰다. 반면 폐, 신장, 지방조직에서는 같은 정도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Yang 2025).
이는 중요한 변화다. PZ15227 연구가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의 발현 차이를 이용한 세포 선택성(cellular selectivity)을 보여주었다면, 753b 연구에서는 약물의 체내 분포까지 더해져 조직 선택성(tissue selectivity)이라는 가능성이 나타났다 (He 2020; Yang 2025).
연구진은 이어 MASH가 진행되고 간세포암이 발생하는 STAM 생쥐 모델에서 753b를 시험했다. 753b 투여는 간의 세포 노화를 감소시키고 지방증, 섬유화와 간 손상을 완화했으며 간세포암 발생도 줄였다. 특히 이미 상당한 MASH와 간섬유화가 형성된 이후 치료를 시작한 실험에서도 이러한 효과가 관찰되었다 (Yang 2025).
다만 이 결과를 PROTAC이 간암을 치료한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연구는 노화세포가 축적되는 질환 환경과 MASH에서 간세포암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을 전임상 모델에서 보여준 연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Yang 2025).
같은 753b, 다른 조직에서는 어떻게 작용할까
2026년 7월에는 같은 753b를 장기간 투여하여 노화에 따른 추간판 퇴행(intervertebral disc degeneration)을 살펴본 연구가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16개월령 생쥐에서 22개월령까지 753b를 전신 투여하고 추간판의 변화를 관찰했다 (Alexander 2026).
수컷 생쥐에서는 추간판의 aggrecan 분해와 조직학적 퇴행이 감소하고 혈중 IL-6와 TNF-α도 낮아졌다. 그러나 암컷에서는 같은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더욱 흥미롭게도 추간판 조직에서 측정한 p16, IL-6, IL-8, TNF-α와 같은 일부 노화 관련 지표는 753b 투여 후 뚜렷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Alexander 2026).
이 결과는 PROTAC senolytic 연구에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같은 약물이라도 조직과 성별, 노화세포의 종류와 주변 미세환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조직에서 관찰된 senolytic 효과를 몸 전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Alexander 2026).
오히려 이러한 차이는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보여준다. 노화세포는 하나의 균일한 세포 집단이 아니며, 각 조직에서 서로 다른 생존경로와 미세환경을 가진다. Precision senolytics가 발전하려면 어떤 노화세포가 어떤 생존 단백질에 의존하고, 어떤 E3 유비퀴틴 연결효소를 가지고 있으며, 약물이 어느 조직에 도달하는지까지 함께 이해해야 한다 (Fan 2026).
PROTAC은 더 정밀해질 수 있을까
PROTAC을 senolytics에 적용하는 연구는 BCL-XL에서 멈추지 않고 있다. 2024년에는 노화세포에서 증가하는 노화 관련 베타갈락토시다아제(SA-β-gal, senescence-associated β-galactosidase)의 활성을 이용한 Galacto-PROTAC 전략이 보고되었다 (Chang 2024).
연구진은 PROTAC에 galactose 기반의 보호 구조를 붙여 놓고, SA-β-gal 활성이 높은 노화 암세포 안에서 이 구조가 제거되면서 PROTAC이 활성화되도록 설계했다. 이 연구는 일반적인 생리적 노화보다 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노화 암세포(senescent cancer cell)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노화세포가 가진 생물학적 특징을 약물 활성화의 스위치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Chang 2024).
2026년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환자에게서 얻은 **소기도 상피세포(small airway epithelial cell)**와 **섬유아세포(fibroblast)에서도 BCL-XL PROTAC의 senolytic activity가 보고되었다. BCL-XL PROTAC을 처리하자 세포사멸이 증가하고 p21, p16, SA-β-gal과 같은 노화 지표가 감소했으며, COPD 환자의 실제 폐조직을 얇게 절단하여 유지한 정밀 절단 폐조직(precision-cut lung slice)**에서도 기도 상피의 p21 발현 감소가 관찰되었다 (Devulder 2026).
이는 인간 대상 임상시험은 아니다. 그러나 세포주와 생쥐를 넘어 실제 환자에게서 얻은 세포와 조직으로 연구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Devulder 2026).
아직 임상시험에 도달하지 않은 PROTAC Senolytics
PROTAC이라는 기술 자체와 PROTAC 기반 senolytic의 현재 위치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는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며, PROTAC이라는 플랫폼 자체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개발 단계까지 발전해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PROTAC senolytic의 임상적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Fan 2026).
노화세포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PROTAC senolytic은 2026년 현재 아직 전임상 연구 단계에 있다. PZ15227과 753b를 비롯한 주요 후보들은 세포와 동물 모델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COPD 연구처럼 인간 유래 세포와 조직을 이용한 연구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에게 PROTAC senolytic을 투여하여 노화 또는 노화 관련 질환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임상 근거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Fan 2026; Devulder 2026).
넘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PROTAC은 표적 단백질뿐 아니라 어떤 E3 유비퀴틴 연결효소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약물의 크기와 세포 투과성, 약동학, 조직 분포도 중요하다. 노화에 따라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 자체의 기능이 달라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Fan 2026).
원하는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과, 원하는 노화세포에서만 안전하게 그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다. 그래서 현재의 PROTAC senolytic은 완성된 치료법이라기보다 정밀한 노화세포 제거가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시험하고 있는 기술에 가깝다.
Senolytics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Senolytics의 출발점에는 한 가지 질문이 있었다.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까?
Navitoclax는 노화세포가 의존하는 BCL-2 계열 생존경로를 보여주었다. Dasatinib과 Quercetin은 서로 다른 노화세포가 서로 다른 생존경로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드러냈고, Fisetin은 자연 유래 플라보노이드(flavonoid)에서도 senolytic 가능성을 탐색하게 했다. CAR-T는 약물이 세포 안의 생존경로를 건드리는 대신 면역세포가 노화세포의 표면을 인식하여 직접 찾아가는 길을 제시했다 (Nunkoo 2024; Sanada 2025; Dong 2026).
그리고 PROTAC은 다시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처음과 같은 방식은 아니다.
이제 질문은 어떤 생존경로를 막을 것인가에서, 어떤 단백질을 어떤 세포와 조직에서 선택적으로 없앨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PZ15227의 E3 유비퀴틴 연결효소를 이용한 세포 선택성, 753b에서 관찰된 조직별 효과, Galacto-PROTAC의 노화세포 특이적 활성화는 아직 초기 연구이지만 그 방향을 보여준다 (He 2020; Chang 2024; Yang 2025).
흥미롭게도 이 연재의 마지막은 다시 첫 번째 이야기였던 Navitoclax와 BCL-XL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BCL-XL을 억제했다. 그 과정에서 강력한 senolytic activity와 함께 혈소판 독성이라는 한계를 만났다. PROTAC은 같은 표적을 다시 바라보면서 다른 질문을 던진다 (He 2020).
표적을 막는 대신, 필요한 곳에서 그 표적 자체를 없앨 수 있을까.
Senolytics의 다음 단계에서는 어떤 노화세포를 제거해야 하는지, 어느 조직에서 제거해야 하는지, 그리고 정상세포를 어떻게 남겨둘 것인지가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 PROTAC 연구가 보여주는 세포와 조직에 따른 선택성은 이러한 방향을 탐색하는 하나의 접근법이다 (Fan 2026).
Navitoclax에서 시작해 D+Q, Fisetin, CAR-T를 지나 PROTAC에 이른 여정은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가에서, 어떤 노화세포를 어디에서 제거할 것인가로.
Senolytics는 그렇게 정밀 노화세포 제거(precision senolysis)를 향해 한 걸음씩 이동하고 있다.
참고문헌
1. López-Otín C, Blasco MA, Partridge L, Serrano M, Kroemer G. Hallmarks of aging: An expanding universe. Cell. 2023;186(2):243-278. doi:10.1016/j.cell.2022.11.001.
2. Nunkoo VS, Cristian A, Jurcau A, Diaconu RG, Jurcau MC. The Quest for Eternal Youth: Hallmarks of Aging and Rejuvenating Therapeutic Strategies. Biomedicines. 2024;12(11):2540. doi:10.3390/biomedicines12112540.
3. He Y, Zhang X, Chang J, Kim HN, Zhang P, Wang Y, et al. Using proteolysis-targeting chimera technology to reduce navitoclax platelet toxicity and improve its senolytic activity. Nat Commun. 2020;11(1):1996. doi:10.1038/s41467-020-15838-0.
4. Chang M, Gao F, Gnawali G, Xu H, Dong Y, Meng X, et al. Selective elimination of senescent cancer cells by galacto-modified PROTACs. J Med Chem. 2024;67(9):7301-7311. doi:10.1021/acs.jmedchem.4c00152.
5. Yang Y, Jn-Simon N, He Y, Sun C, Zhang P, Hu W, et al. A BCL-xL/BCL-2 PROTAC effectively clears senescent cells in the liver and reduces MASH-driven hepatocellular carcinoma in mice. Nat Aging. 2025;5(3):386-400. doi:10.1038/s43587-025-00811-7.
6. Sanada F, Hayashi S, Morishita R. Targeting the hallmarks of aging: Mechanisms and therapeutic opportunities. Front Cardiovasc Med. 2025;12:1631578. doi:10.3389/fcvm.2025.1631578.
7. Fan G, Zhang Q, Guo W, Liu M, Tan D, Tang Z, et al. Proteolysis-targeting chimera (PROTAC): A promising senolytic strategy. Ageing Res Rev. 2026;115:103027. doi:10.1016/j.arr.2026.103027.
8. Devulder JV, Fenwick PS, Kolosionek E, Al-Sahaf M, Viola P, Lemaire R, et al. Clearance of senescent cells by BCLXL-PROTAC: A novel approach to treat COPD? Aging Cell. 2026;25(4). doi:10.1111/acel.70487.
9. Alexander PG, Yan B, Clark KL, Dong Q, Wang D, Yang Y, et al. Slowing intervertebral disc aging in mice through long-term systemic treatment with the senolytic BCL-2/BCL-xL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 (PROTAC) 753b. Aging. 2026;18:833-853. doi:10.18632/aging.206394.
10 Dong R, Wu Q, Kan J, Fu C, Sorrentino V, Chow A, et al. Insights into the therapeutic strategies for aging and aging-associated diseases. Signal Transduct Target Ther. 2026;11(1):202. doi:10.1038/s41392-026-02662-z.
© 2026 Elegant Ageing
본 콘텐츠는 Elegant Ageing의 저작물입니다.
전체 복제 및 무단 재배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내용을 인용할 경우에는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